농사는 시간에 대한 투자
농사는 시간에 대한 투자
저는 농업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업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도 귀농초기에 성급한 마음으로 종자나 묘목에 많은 돈을 투자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일반작물도 아니고 특수작물 종자나 묘목을 구입했다고 해서 바로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오히려 비싼 종자값에 비해 그 결과는 보잘 것 없었습니다. 그 비용을 절약해 시간을 두고 투자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시간은 없고 기회비용을 줄이려는 욕심에 사로잡히다 보면 무리수를 두게 마련입니다. 사실상 작물이나 묘목에 따라 1년에서 3년만 키우면 거의 모든 종자를 자급자족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시간이 주는 혜택입니다. 따라서 여유가 되시면 주말농장 형태로 천천히 농장을 가꾸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시작해도 꽤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어느 정도 농사에 대해 적응되며 앞이 보이게 됩니다. 농사는 덜컥 땅을 사고 농기계를 들여놓고 시작해도 바로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재배하기 쉽고 판로가 정해진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공동 출하가 가능한 지역에서는 일정 부분 이상의 수입은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미리 기획된 준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가령 농사를 잘 모르지만 한적한 곳이나 외딴 곳을 선호하는 도시인이 산골짜기나 들판에 땅을 샀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사람은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 까요? 주변에 농사에 대한 멘토가 있으면 그 분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만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몸소 쫒아다니며 배우고 또 실패를 거듭해 봐야 진정 자신만의 농사법이 생깁니다. 보통 농작물의 특성상 몇 년 이상 한 작물을 재배해 보아야 그 작물에 대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병충해를 비롯하여 가뭄, 태풍, 냉해, 홍수 등 변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또한 가면 갈수록 기상이변이 더 많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입니다. 내일 출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가 새벽에 서리맞아 작물을 망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주말 농장형태로 농장을 운영하다보면 상주하며 관리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쌓아진 경험을 토대로 은퇴 후 기반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대부분 과수의 경우 묘목을 식재하면 거의 3년이 지나서야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 묘목을 식재하여 은퇴 후를 대비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훨씬 계획적이고도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시간이 주는 혜택입니다. 이 또한 많은 경험과 시간 투자로 얻은 교훈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몇 년 전에 이 묘목이나 작물을 좀 더 일찍 심었다면 지금 쯤 이만큼 컷겠지하는 하는 아쉬움이 항상 존재합니다. 몇 년 후면 또 다른 아쉬움이 남겠지요. 그런 아쉬움을 없애려면 지금 한 그루의 묘목이라도 심는 길밖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3년 후에 성급한 마음으로 바로 성목을 심는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나무 값도 비쌀뿐더러 옮겨 심는 해에는 나무가 몸살을 알아 거의 수확도 없습니다. 결국 여러 면에서 천천히 준비한 사람보다 나을 게 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또한 서두르는 만큼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은 여유로운 사람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고 부족한 사람에게는 비수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