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귀농하고자 하는 젊은층(사실 도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귀농예정자들이 그리 젊지 않으며 대게 베이비붐 세대 전후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참고로 농촌 지자체에서 여러가지 혜택을 주는 나이대가 거의 55세 이하, 가족 모두 이주 조건이다.)은 기존의 영농인들과는 다르게 고소득 작물 위주로 접근하게 된다. 쌀과 일반적인 밭농사로 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상식화 되어 있다. 어느 카페에서 귀농예정자가 어디로 귀농하면 좋을 지 물어본 글을 본적 있었다. 모르면 물어보는 것이 좋다. 몸소 터득하며 배우면 더 산지식이 되겠지만 그 산지식을 얻기 위해 그동안 들어간 시간과 돈, 그리고 시행착오에서 오는 실망감을 생각하면 귀농하기 전에 가급적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터넷활용은 필수적이라고 단언 할 수 있다.
나는 어디로 귀농할 것인가를 묻기보다는 무슨 작물을 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보아야 맞다고 본다. 귀농이라는 것은 경치 좋은 곳에서 유람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다. 한국이 크지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편차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작물은 그에 맞는 기후와 토양이 존재한다. 사실 기후라는 것도 정적인 것이 아닌 동적인 존재라 10년 앞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죽하면 기후변화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을까. 지구 온난화는 생육과 재배환경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는 작물과 재배지 선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다들 회자하고 있지만 사과 재배지로 대구가 유명하였지만 이제 기후변화로 인해 재배적지가 강원도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후가 말 그대로 큰 밑그림이라면 토양은 그 디테일이다. 따라서 작물에 맞는 기후와 토양을 찾아서 그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지들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지 않는가? 어느 지역에 가면 그 지역에서 많이 심는 작물이 있기 마련이다. 현지 영농인들이 그 지역에서 많이 심는 작물이 그 지역에서 잘 되는 작물로 보면 과히 틀리지 않다. 잘 될 뿐만 아니라 품질도 좌우된다. 기후와 토양, 일교차 등이 잘 맞아 떨어질 때 최상의 품질이 나오는 것이다. 그럼 땅을 사기 전에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지 아니면 땅을 사고 작물을 선택하면 좋은 지 답이 나온다.
쌀이 평당 3천원의 수익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친구한테 들은 얘기지만 두룹은 재배하는 데 손이 많이 가지는 않지만 평당 4천원 정도의 수입이 생긴다고 한다. 오미자 같은 경우는 잘 키우는 사람은 평당 몇만원대의 수익도 거둔다고 한다. 그럼 오미자의 생육환경은 어떠한가? 서늘한 기후에 잘 적응하는 작물이니 산간기후에서 잘 자란다. 그러다 보니 문경 오미자가 유명하다. 오미자 농사를 짓고 싶으면 문경으로 가면된다. 문경에서도 오미자 축제를 열어 판매를 도와주고 있기도 하다. 내가 있는 제천이나 충주쪽에서도 오미자를 여기 저기서 볼 수 있다. 기후가 맞으면 키우는 것은 문제없다. 하지만 나 같으면 오미자 농사를 지으려면 문경으로 가겠다. 묘목을 키우고 싶으면 묘묙시장이 활성화된 옥천군 이원에 자리잡는 것이 좋고 대추를 키우고 싶으면 보은으로 곶감농사를 지으려면 상주나 영동으로 가면 된다. 이런 간단하면서 중요한 이치를 알고 있다면 사실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잘 활성화된 체험마을이나 작목반에 들어가서 그곳 사람들하고 융화만 하면 귀농의 반은 성공하는 것이다. 사실 텃세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라서 외부인을 반가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든지 가서 하기 나름아닌가? 성공적인 귀농이 되기 위해서는 작물에 맞는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고소득작물의 순환과정도 요즘 산업사회의 빠른 수명 못지 않게 빠르니 작물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어제의 고소득작물이 오늘은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사 잘 된다고 소문 나면 너도 나도 들이대는 것처럼 농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소득이 좋다고 소문나면 너도 나도 심는다. 그러다 보면 과잉생산, 수입농작물에 치여 어느날 갑자기 폭락하는 것이다. 참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까지 체결되면 수입품까지 걱정하며 향후 10년후를 내다 보아야 하는 말 그대로 천리안적인 시각으로 귀농과 작물을 선택해야 하니 말이다. 주식 시장에서 수익를 내는 개인은 10명중 1명 꼴이라고 한다. 자영업자의 3년 생존율이 45%, 어디 하나 쉬운 분야가 있는가? 남보다 앞선 정보와 실천, 그리고 앞을 내다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비가 오는 흐린날의 삼탄유원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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